김우창의 궁핍한 시대의 시인.

김현은 문학을 산업사회 외부에 위치시키고 그 매커니즘에서 소외되었다고 생각하고, 또 소외시키려 했다. 그것이 자발적이든 비 자발적이든 부정의 정신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였다. 이는 정, 반, 합의 부정변증법의 변형이다.



하지만 히틀러 정권하의 유태인이었던 아도르노는 계몽의 변증법을 계몽은 이미 신화이고 믿을 수 없는 것으로 지칭했다. 홀로코스트의 충격은 계몽으로 인한 진보가 가능한 것인가에 대한 의문을, 그리고 서정시가 가능한 것인가에 대한 의문을 남겼다. 그리고 이전에 예술에 대한 견해가 종교적이었다면, 이를 통해 철학적인 것으로 바뀌게 된다.

김우창은 문학은 제도 안에 있으며, 있어야 할 것은 있는 것의 잠재적 부분으로부터 나온다고 본다. 관념적인 당위가 정당성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현실의 잠재된 부분에서부터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김우창은 ‘가상성’이라는 것을 ‘잠재성’ 과 동일하게 보고, 경험의 모순을 포함시킬 수 있는 질서 구조를 원한다. 하지만 김현은 현실의 비판, 형식파괴적 충동을 문학의 역할로 보고, 적극적인 문학의 고립과 가장 새로운 형태의(아방가르드) 시를 추구한다.

세상이 부정적인 형태일 때,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태도와 세계에서부터 은퇴하는 두 가지 태도가 나타나고, 그 사이에서 비극적인 세계관이 탄생한다. 진리의 측면에서 보면 현실은 전면적으로 부정되지만, 다시 진실은 현실 안에서만 찾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님은 갔습니다, 그러나 나는 님을 보내지 않았습니다” 에서 님은 모순적이면서 성립하는 배중률의 존재이며, “당신을 보았습니다” 에서는 가장 부정적이고 가장 無에 가까운 상태에서 님을 보게 된다. 진리는 부정, 부재로서 동시에 확인되고, 또한 그것으로서만 확인되는 것이다. 진리는 부재하기에 진리이다.

여기서 공간의미적 양상에 대한 고찰이 드러난다.

파스칼의 경우 그 명제는 [나는 왜 여기에 있고 저기에 있지 않은가]이다. 신은 언제나 유리되어 있고, 나에게 접근될 수 없는 것이다. 여기서 비관적인 세계관이 탄생한다. 아도르노는 [존재를 어떻게 긍정하지 않고 부정하는 것인가]를 말한다. 이는 김현이 이어받은 문학관으로, 우리는 진실(문학)의 영역에서 물신화된 자본주의적 세계관을 부정해야 한다. 이것이 억압하지 않으며 억압을 드러내는 부정의 힘이다.

나쓰메 소세키의 경우, [두 사람이 같은 공간(same space)를 점유(occupy)할 수는 없다. 갑이 을을 쫓아내든지, 을이 갑을 쫓아낼 뿐이다.]라고 말한다. 나쓰메 소세키의 공간과 세계의 인식은 의지와 힘의 세계이다. 어느 하나만이 존재할 뿐이며, 사랑의 공식도 1:1로 나타난다. 3인 이상의 삼각관계에서는 어느 한 축이 무너져야 하는 것이다. 문학의 시대적 이동 경로라고 보았을 때, 일문학(한문학)에서 영문학으로의 적극적인 대체 과정이다.

그리고 김우창의 테제는 [존재가 어떻게 긍정하는 동시에 부정하는 것인가]이다. 김우창은 어떻게 하나의 물체가 한 곳에 있으면서 두 곳에 있다고 지각할 수 있는가를 문제로 삼는다. 이는 세계 인식적 관점에서 보면 배중률과 아이러니, 마음의 세계이며 사랑의 이야기에서 보면 조혼과 신여성, 전통과 현대가 혼재하는 이야기이다. 문학의 시대적 관점에서 보았을 때, 전통과 현재가 혼재하며 격동적으로 움직일 수 밖에 없는 한국 상황에 대한 당위적 물음이다. 그리고 김우창의 의 이 배중률적이고 아이러니한 질문이 김우창의 질문이 김현과 다른 이유이다.

김현의 경우 문학은 그 자체로 징후이자 충격이며, 제도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고 말했다. 김현의 세계관은 문학(진실)과 세계(거짓)의 분리이다. 하지마 김우창은 문학은 자유의 구성 과정이며, 제도로부터 요청되는 것이라고 보았다. 김우창은 한 물체를 동시에 두 곳에 있다고 인식하기에, 억압하는 생성/생성하는 억압 을 말하고 구속과 해방이 같은 움직임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에 의하면 욕망이 말을 통하여 세상을 얻는 것은, 이 체계의 기율을 받아들임으로서만 가능하다. 문학은 세계 내에서만 세계를 변화시킬 수 있다.

by 아힌 | 2007/04/02 12:56 | note | 트랙백(3)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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